두 천재의 클래식 브로맨스…우아하고, 강렬했다
두 천재의 클래식 브로맨스…우아하고,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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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뒤흔들고 있는 20대 두 천재가 서울에서 만났다. 21세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29세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고전의 문법을 온전히 익혀야 날갯짓이 가능한 클래식 음악계라서 이들의 무대는 ‘20대’라는 숫자에 방점이 찍히곤 한다. 11일 저녁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나흘간 여정을 시작한 프랑스 파리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은 음악을 배우고 사랑하고, 비로소 즐기게 된 이들이 만들어낸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여실히 증명하는 무대였다.
우아하게 춤추는 메켈레
올해 29세인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는 세계 최고 명성의 오케스트라들을 이끄는 무대에서 주눅 들기는커녕 ‘춤’을 추고 있다. 악단 강남역 맛집 나인로드 피제리아
스타일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의 결을 만든다. 그가 5년째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파리 오케스트라와는 우아하고 섬세한 소리를 뽑아내는 데 능하다. 9등신의 날렵한 몸매, 찰랑이는 금발, 연미복, 반짝이는 에나멜 구두까지. 메켈레는 등장부터 화려했다. 이날 공연은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라피협) 4번, 라벨 편곡의 농협학자금대출시간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으로 구성됐다.
라벨의 곡을 시작으로 프랑스식 판타지가 펼쳐졌다. 라벨의 이 곡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친구들에게 헌정한 6곡의 피아노 모음곡. 그중 오케스트라 편곡된 4곡을 들려줬다. 프랑스 바로크 음악 전통에 대한 오마주,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밝고 섬세한 정서를 담았다. 프랑스 악단 특유의 섬세하고 신비기초수급자 전세자금대출
로운 사운드는 관객을 판타지 공간으로 데려갔다. 메켈레는 소리로 빛을 쏘고, 형태를 구현하는 듯한 다채롭고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악기 하나하나 특징을 입체적으로 살려내 레코딩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라이브 연주만의 최고의 경험을 선물했다.
메켈레의 몸짓은 우아하고 유연했다. 긴 다리로 무릎을 살짝 굽혔다 일어나고, 긴 팔을 휘두르며아이폰4통신요금
사운드의 볼륨과 스케일을 확장하고, 리듬에 맞춘 고갯짓과 들썩이는 어깻짓으로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단원들을 향한 그의 몸짓은 마치 손끝으로 스튜디오에서 사운드 볼륨을 컨트롤하는 것 같은 정교한 소리를 뽑아냈다. 활을 당기고 쏘는 것처럼 현의 긴장감을 자유자재로 조정했고, 자칫 예민하게 들릴 수 있는 관악기의 소리를 과하지 않게 조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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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의 도전, 록 콘서트 같았던 라피협 4번
임윤찬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선택한 것은 ‘도전’이었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중 가장 덜 알려진 곡이자 특히 한국 청중이 사랑하는 그의 낭만적 선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작품. 고국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한 후 라흐마니노프는 재즈와 현대 음악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 리리드코프
듬의 불균형, 화성의 대담함이 두드러져 초연 당시 대중이 외면한 곡이다.
세 악장으로 구성된 비교적 짧은 곡이지만 불규칙한 박자와 리듬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관건.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팽팽한 긴장을 이루며 대화하듯 진행해야 하는 곡이다. 임윤찬은 그만의 해석을 내놨다. 1악장 시작부터 그의 연주는 재즈 같기도, 현대 음악 같기도 했다. 디딤돌대출 생애최초
2악장은 서정적인 간주곡,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연주였다.
3악장은 리듬감 넘치는 피날레. 임윤찬은 리듬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당기거나 변주하며 연주했다. 박자를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하는데, 메켈레와 악단도 함께 올라타 사운드를 합쳤다. 끝 무렵 마치 헤드뱅잉 하듯 리듬을 타는 현악 파트와 임윤찬과 메켈레의 호흡은 록 콘서트장 같았신축빌라분양
다. 라피협 4번의 특징은 파리 오케스트라의 자유롭고 유연한 캐릭터에 잘 맞아떨어졌다. 맞추기 어려운 박자를 서로 ‘듣고’ 때론 올라타며 증폭시켜 나가는 순간마다 임윤찬은 단순한 테크니션을 넘어 곡을 스스로 해석하고 재창조했다. 그의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준 셈이다. 곡이 끝난 뒤 임윤찬과 메켈레는 강렬하게 포옹했다.
앵콜 곡은 쇼팽의 왈츠기업은행프로젝트파이낸싱
3번. 초여름 밤, 단숨에 관객을 로맨틱한 가상 공간으로 데려간 듯한 연주였다. 최고의 테크니션이면서도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해석까지 더하며 다시 한번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리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회화와 창조의 힘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전세자금대출방법
오케스트라 공연을 마치고 눈인사를 나누는 클라우스 메켈레(오른쪽)와 임윤찬. /이진섭 아르떼 객원기자
2부에서 연주된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파리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선곡이었다. 무소륵스키는 친구인 화가 빅토르 하르트만의 유고전에 방문한 뒤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10개 작품을 토대로 이 곡을 썼다. ‘난쟁이’ ‘오래된 성’ ‘튀일리 궁전’ ‘비들로’ 등 각 작품의 음악적 회화가 펼쳐진다.
메켈레는 각 파트의 소리 질감을 한 층씩 조화롭게 쌓아 올리고, 이 곡의 마지막 작품 ‘키이우의 대문’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했다. 객석에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앵콜 곡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서곡. 메켈레는 최근 한국경제 아르떼와의 인터뷰에서도 “지휘의 매력에 처음 빠진 건 어린 시절 이 곡을 듣고 나서”라고 밝힌 바 있다. 지휘자로서 그의 시작점을 국내 관객과 공유한 셈이다. 이날 객석 풍경도 특별했다. 높은 티켓 가격(R석 45만원~C석 8만원) 때문인지 ‘나 홀로 관객’이 유독 많이 눈에 띄었다. 미리 공연장을 찾아 프로그램북을 구매해 공부하는 등 진지한 열정도 엿볼 수 있었다. 파리 오케스트라는 11일 공연을 시작으로 13일(LG아트센터), 14~15일(롯데콘서트홀) 4일간 무대에 오른다. 프로그램은 매일 다르고 14일을 제외한 3일간 임윤찬과 협연한다.
임윤찬과 메켈레의 무대 위 공통점이 있다면 완전한 몰입과 유연한 태도가 아닐까. 자신들이 탐구한 음악을 자유롭게 펼쳐 보이는 독창적인 해석이 이들을 아름답다고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켈레는 오슬로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데 이어 세계 최고 실력의 악단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RCO)와 예술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RCO와 함께 오는 11월 다시 한번 한국 팬을 만날 예정이다.
조민선 기자 [email protected]